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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F9) 시리즈의 한계를 뛰어넘은 패밀리 판타지

by 계란언니 2025.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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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의 질주, 그 정점에서 펼쳐지는 초현실적 스케일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F9)》는 <분노의 질주> 시리즈의 9번째 메인 넘버링 작품이자, 20년 넘게 이어진 ‘패밀리 프랜차이즈’의 정점을 상징하는 작품입니다. 1편이 거리의 레이싱 영화였다면, 9편은 지구를 넘어서 우주로까지 향하는 초대형 블록버스터로 진화했습니다. 이 영화는 현실의 물리 법칙을 무시할 정도로 화려하고 거대한 액션을 선보이며, 팬들에게는 새로운 재미를, 비판적인 시선에는 과감한 도전을 제시했습니다.

감독 저스틴 린이 다시 복귀하며 시리즈 특유의 에너지와 감정을 조율하는 데 성공했으며, 이 작품은 단순한 액션영화를 넘어 가족, 과거, 형제애라는 테마를 더욱 깊이 있게 파고듭니다. 특히 주인공 도미닉 토레토(빈 디젤)의 과거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며, 시리즈의 내면적 서사에도 큰 변화가 생깁니다.

화려한 자동차 액션, 말도 안 되는 설정들, 수많은 인물들의 등장과 재회, 여기에 ‘가족’이라는 핵심 키워드까지. <더 얼티메이트>는 모든 것을 다 때려 넣은 거대한 ‘분노의 질주 월드’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자, 앞으로 이어질 마지막 시리즈를 위한 결정적인 교두보 역할을 합니다.




 도미닉 토레토, 과거의 그림자와 마주하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흥미로운 서사는 단연 도미닉 토레토의 과거입니다. 이제껏 시리즈에서 그려지지 않았던 ‘형제 관계’가 드디어 드러나며, 도미닉의 내면을 이해하는 열쇠가 제공됩니다. 도미닉은 자신의 아버지와의 트라우마, 그리고 이복동생 제이콥(존 시나)과의 갈등을 통해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며, 단순히 강인한 리더가 아닌, 고통받는 인간으로서의 얼굴을 드러냅니다.

형제 간의 경쟁과 배신, 오해와 복수는 이번 이야기의 큰 축입니다. 도미닉은 과거 제이콥이 아버지를 죽게 한 장본인이라고 믿었고, 그로 인해 형제의 사이는 단절되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진실이 밝혀지고, 도미닉은 제이콥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가족은 선택이 아닌 운명’이라는 시리즈의 핵심 가치가 다시 한번 부각됩니다.

빈 디젤은 이번 작품에서 더욱 무게감 있는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기존의 무뚝뚝한 영웅 이미지를 넘어선 내면적인 서사를 보여줍니다. 도미닉이라는 인물의 뿌리와 그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대해 되짚어보는 이번 편은, <분노의 질주>가 단순한 액션물이 아닌 감정 중심의 시리즈라는 점을 다시금 각인시킵니다.




존 시나의 등장과 새로운 빌런의 매력

이번 <더 얼티메이트>에서 가장 강력한 신선함은 바로 존 시나의 합류입니다. 그는 도미닉의 이복동생 제이콥 토레토로 등장하며, 영화 초반에는 강력한 적수로, 후반에는 점차 복잡한 감정을 안은 인물로 그려집니다. WWE 슈퍼스타 출신답게 파워풀한 피지컬과 냉정한 표정 연기가 인상적이었으며, 그가 가진 묵직한 존재감은 이전 시리즈의 악역들과는 다른 결을 형성합니다.

특히 제이콥은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인정받고 싶었던 동생, 오해받고 밀려났던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서사를 안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관객은 그를 미워하기보다는 연민하거나 이해하게 되며, 결국엔 도미닉과의 관계 회복을 응원하게 됩니다. 이처럼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입체적인 캐릭터는 시리즈의 드라마성을 더욱 강화시킵니다.

제이콥이 사용하는 자동차 스타일과 액션 방식도 도미닉과 대비되며 흥미롭습니다. 더 스텔스하고 기술 중심적인 전투 스타일은 도미닉의 파워 위주의 전투 방식과 차별화를 이루며, 이 둘이 충돌하는 장면은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 중 하나로 작용합니다.




 우주로 간 자동차, 액션의 판타지화 선언

<더 얼티메이트>는 드디어 그 ‘우주 액션’을 보여줍니다. 로만과 테즈가 개조된 자동차를 타고 지구 대기권을 넘어 우주로 떠나는 이 황당하면서도 짜릿한 장면은, 시리즈가 더 이상 물리적 현실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선언과도 같습니다. 이 장면은 ‘과하다’는 비판과 동시에, ‘드디어 해냈다’는 열광을 동시에 받았죠.

단지 액션의 크기뿐 아니라 연출 역시 더욱 스타일리시해졌습니다. 자석을 활용한 추격 장면, 건물 사이를 가로지르는 차량 이동, 하늘을 나는 머슬카 등은 시리즈 특유의 말도 안 되지만 통쾌한 전개를 보여주며 관객을 몰입하게 만듭니다. 특히 도미닉이 고층 빌딩에서 자동차를 타고 로프에 매달려 절벽을 건너는 장면은, 영화의 물리법칙을 무시하는 대표적인 시퀀스로 회자됩니다.

이런 장면들은 논리보다 쾌감을 우선시하는 시리즈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며, <더 얼티메이트>가 기존의 관습적 액션 영화들과는 다름을 강조합니다. 현실성이 없다는 점에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시리즈의 오랜 팬이라면 이 황당함조차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돌아온 익숙한 얼굴들, 팬들을 위한 헌사

이전 편에서 죽은 줄 알았던 ‘한’(성강)이 돌아온다는 소식은 팬들에게 엄청난 충격과 감동을 줬습니다. 그의 부활은 단순한 깜짝 이벤트가 아니라, 시리즈의 한 축을 다시 끌어올리는 중대한 전환점입니다. 한의 생존 배경은 후속작에서 더 자세히 다뤄질 것으로 보이며, 이번 영화에서는 ‘패밀리의 부활’이라는 주제와 잘 맞아떨어집니다.

또한 미아(조다나 브루스터)의 재등장, 셰퍼드, 사이퍼(샤를리즈 테론) 같은 인물들의 복귀는 시리즈를 사랑해온 팬들에게 큰 선물처럼 느껴집니다. 사이퍼는 여전히 시니컬하면서도 위협적인 빌런으로 남아 있고, 그녀의 존재감은 후속작에서 다시금 부각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한이 브라이언의 자녀를 돌보는 설정,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브라이언이 타던 파란 스카이라인이 차고로 들어오는 장면은, 고 폴 워커를 추억하는 팬들을 울컥하게 만들었습니다. 직접 등장하지 않아도, 시리즈에 그의 존재가 여전히 살아 숨 쉰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출은 큰 감동이었습니다.




현실을 초월한 가족 영화, 여전히 질주는 계속된다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이제 현실의 한계를 완전히 초월한 시리즈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했습니다. 무거운 감정선과 황당한 액션, 그리고 ‘가족’이라는 뜨거운 키워드가 공존하는 이 영화는, 이성보다 감정으로 접근해야 진짜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말도 안 되는 영화일 수 있지만, 팬들에게는 익숙하고 반가운 ‘과잉의 미학’입니다. 더 이상 물리 법칙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상상력, 이질적 요소들을 한 데 묶는 정열적인 드라마, 그리고 언제나 서로를 위해 싸우는 ‘패밀리’. 이것이 바로 <분노의 질주>만이 가진 독보적인 세계관입니다.

이제 시리즈는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끝은, 아마도 다시 ‘가족’이라는 키워드로 돌아갈 것입니다. 《더 얼티메이트》는 그 긴 여정의 결정적 이정표이자, 불가능해 보였던 모든 상상을 현실로 만든 질주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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